이른 봄, 월드컵공원에서 만나는 청띠신선나비
겨울을 지낸 곤충들은 봄이 되면 서서히 잠에서 깨어나 활동을 시작합니다. 봄을 알리는 여러 곤충 중 먼저 떠오르는 곤충은 무엇이 있나요?
살랑 살랑 꽃을 찾아 날아다니는 나비를 먼저 떠올릴텐데, 그 중 가장 먼저 봄을 알리는 나비는 ‘청띠신선나비’입니다.
보통 곤충의 이름은 최초로 발견하고 기록한 사람이 명명을 하는데 겨울의 추위가 가시지 않은 초봄에
검은색 바탕의 선명한 파란색 띠를 두른 나비가 나풀나풀 날아다니는 모습이 도포 입은 신선처럼 보여 이름이 지어졌습니다.
한국에 서식하는 대부분의 나비는 “석주명”선생님이 이름을 붙여주셨는데 선생님은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곤충학자입니다.
청띠신선나비는 선명한 파란색 띠가 있는 날개 윗면과 대조적으로 날개의 아랫면은 갈색빛의 어지러운 문양의 무늬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나비는 앉을 때 날개를 접어 보호색을 띄는데, 청띠신선나비의 경우 잎이 피지 않은 겨울이라
낙엽이나 큰 나무껍질에 앉은 경우 보호색으로 발견하기 어려워 천적의 눈을 피할 수 있습니다.
청띠신선나비는 어른벌레로 겨울을 나고 지역에 따라서 다르지만 이른 봄인 3월 중순경부터 활동을 시작하게 되며
그들만의 고유한 먹이식물인 백합과의 청가시덩굴, 청미래덩굴에 알을 낳습니다.
청띠신선나비의 애벌레는 애벌레를 먹이로 하는 기생벌이나 기생파리의주요 공격목표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애벌레는 몸에 가시모양의 돌기를 달아 천적의 위협으로부터 몸을 보호하여 생존확률을 높이는 방향으로 진화한 것으로 보입니다.
열심히 먹이 활동을 한 애벌레는 여름철을 전후하여 번데기가 된 후 다시 어른벌레로 탄생하게 됩니다.
늦여름이나 가을철 성충이 된 청띠신선나비는 다가오는 겨울을 나기 위한 준비를 하게 되며
낙엽이 지고 추위가 다가오면 양지바른 나뭇잎 틈에서 어른벌레 상태로 겨울잠을 자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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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공원의 노을공원의 북서측 사면에서는 최근 7년간 지속적으로 청띠신선나비가 발견되고 있습니다.
봄을 알리는 반가운 나비, 그렇지만 조금은 생소한 나비인 청띠신선나비를 한번 찾아보시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