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목 속에 썩덩나무노린재
제목에서 보면 썩덩나무노린재가 고목 속에서 살고 있는 것 같지만
실제로 썩덩나무노린재는 감귤을 비롯하여 콩, 사과, 복숭아 등의 과수에 이르기까지
많은 작물들을 가해하는 해충 중 하나입니다.
썩덩나무노린재는 한국을 비롯한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에 비교적 흔하게 분포하고 있는 노린재 종류입니다.
전체 몸길이는 약 12-18mm 정도로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노린재류 중에서는 중형급 이상으로 볼 수 있습니다.
주로 암갈색을 띠며 황갈색 또는 적갈색의 무늬가 복잡하게 나있으며
몸의 아래쪽은 흑갈색 무늬가 비교적 선명하게 보입니다.
더듬이는 4번째 마디의 양끝으로 선명한 황갈색 또는 흰색을 띠고 있습니다.
그리고 배의 가장자리 부분은 상당히 넓적하게 확장되어 있으며
강하게 대비되는 검은색과 황색무늬가 번갈아 가며 보입니다.
가을철의 사마귀와 메뚜기 등이 보호색을 띠는 것처럼 썩덩나무노린재의 경우에도
주위 환경이나 계절에 따라서 보다 짙은 색채를 띠거나 보다 밝은 색채를 띠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실제로 썩덩나무노린재가 나무껍질에서 쉬고 있을 때는 구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노린재목은 영어 표기로 Hemiptera입니다.
이름 그대로 hemi는 절반 정도를 의미하며 ptera는 날개를 의미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름 그대로 반시목(날개의 절반)으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잠자리의 날개는 비교적 투명하고 가벼운 반면 노린재목 곤충의 날개는 절반 정도는
곤충의 뼈에 해당하는 두터운 키틴(chitin)질로 되어 있고
나머지 반만 잠자리와 같은 투명한 날개로 되어 있습니다.
야외에서 노린재류를 보시면 가만히 날개를 펼쳐 보세요.
무슨 말인지 확인 하실 수 있을 겁니다.
노린재과는 영어 표기로 Pentatomidae입니다.
이렇게 불리게 된 이유는 노린재과 곤충이 가지는 전형적인 외부형태 때문입니다.
Penta는 숫자 5를 의미합니다. 노린재과에 속하는 대부분의 곤충은 위에서 보았을 때 전형적인 5각형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숲속이나 들판에서 노린재과 곤충을 만나면 반드시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썩덩나무노린재란 이름에서 썩덩나무는 썩은 등나무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늦가을이 지나는 10-11월이 되면 썩덩나무노린재는 겨울을 나기 위해서
두꺼운 낙엽층이나 겨울의 찬바람을 피할 수 있는 나무의 껍질 사이로 이동하게 됩니다.
썩덩나무노린재가 썩은 등나무에 겨울나기를 위해서 많이 모인다는 의미로 생각됩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썩덩나무노린재는 주요 식량자원인 콩과 식물을 비롯하여
감귤, 사과나무, 복숭아나무 등 주요 과수에 마치 바늘을 연상시키는 침을 꼽고
즙액을 빨아먹는 해충으로 분류됩니다.
산림자원에서는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으나 농업에서는 주요한 해충군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보통 썩덩나무노린재는 겨울철에 어른벌레의 형태로 나무껍질 사이나 낙엽층에서
겨울나기를 하며 이듬해 봄에 겨울잠에서 깨어나서 활동을 시작하며
통상적으로 1년에 1회 알을 낳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지역에 따라서 2회 알을 낳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통상적으로 암컷은 30개 내외의 알을 낳으며 그 시기는 대개 6월 전후로 보시면 됩니다.
알은 먹이식물의 잎에 한꺼번에 모아서 낳으며 알이 부화할 시기가 되면 마치 집단생활을 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알에서 부화한 애벌레는 2-3개월에 걸쳐서 열심히 먹이활동을 하며 성장하게 됩니다.
가을이 시작할 무렵에는 애벌레에서 완전한 어른벌레로 자라게 되며
10월 이후 날씨가 추워지기 시작하면 내년을 기약하며 나무껍질이나 낙엽층으로 이동을 하기 시작합니다.
야외에서는 이렇게 겨울나기에 적합한 월동처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월동하기 좋은 나무틈이나 양지바른 곳은 겨울을 나기 위해 모인 여러 곤충 종류와
많은 썩덩나무노린재등이 아주 많이 보이게 됩니다.
썩덩나무노린재는 그리 귀한 곤충은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노린재류를 대표할 정도는 될 것 같습니다.
적당한 크기를 가지고 있고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종류입니다.
월드컵공원에서도 썩덩나무노린재는 아주 자주 보이는 곤충 중에 하나입니다.
지난 11년간 썩덩나무노린재는 월드컵공원지역에서 꾸준히 발견되었고 그 숫자도 적지 않습니다.
여름에서 가을사이에 난지천공원과 노을공원 사이로 걷다보면 어렵지 않게 썩덩나무노린재를 만나실 수 있을 겁니다.
11월 중순은 썩덩나무노린재들이 겨울나기에 들어갈 시기입니다.
월드컵공원 곳곳에 널려있는 커다란 나무 등의 껍질사이를 잘 살펴보시면
겨울을 나기 위해 모여있는 썩덩나무노린재를 만나실 수도 있을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