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나무에 무슨 일이?
- 자식 사랑! 도토리거위벌레 이야기 -
한여름이면 참나무(도토리가 열리는 나무) 잎들이 가지째 무수히 떨어져 바닥에 쌓여 있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저마다의 가지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반드시 도토리가 달려있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가지 끝은 톱질한 듯 반듯하게 잘려져 있습니다.
도대체 참나무에 무슨 일이 있던 걸까요?
[범인(?)은...도토리거위벌레입니다.]
남산에 소나무(약 17%)가 많긴 하지만 실제로는 참나무 비율이 더 높습니다(약 24%).
당연히 참나무를 터전으로 살아가는 생물도 많습니다. 도토리 채집가 다람쥐처럼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동물도 있지만,
사람들 눈엔 잘 띄지 않지만 도토리가 주식인 생물이 여럿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도토리거위벌레’라는 곤충입니다.
7월 말부터 도토리가 달린 참나무 가지를 떨어뜨리기 시작해 8월이면 땅바닥을 온통 참나무 잎 천지로 만듭니다.
[4시간여 노동, 자식 사랑! 도토리거위벌레]
막 떨어진 잎을 쫓아가 보면 가끔 그 주인공을 만날 수 있습니다.
검정 긴 주둥이를 가진 겨우 1cm 정도의 작은 도토리거위벌레!
나뭇잎과 함께 떨어진 이 친구는 다시 날아올라 적당한 도토리를 고른 후 알을 낳기 위해 구멍을 뚫습니다.
나중에 애벌레가 땅속에 안착하도록 산란한 도토리가 달린 나뭇가지를
4시간여 걸쳐 잘라낸다고 하니 자식을 남기기 위한 노력이, 모성이 대단합니다.
떨어진 도토리를 자세히 보면 깍정이와 열매에 산란 구멍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알에서 깨어난 애벌레는 도토리를 먹고 자라서 땅속으로 들어가 겨울을 보내고, 5월 하순 번데기가 됩니다.
7월~8월 성충이 되어 땅속에서 나와 도토리를 찾습니다.
신기한 도토리거위벌레! 여름 산길을 걷다 땅바닥에 쌓인 도토리 달린 나뭇잎과 맞닥뜨리면,
톱질 장인 도토리거위벌레를 떠올리며 조심조심 걸어보세요.
지금까지 걸었던 걸음과는 사뭇 다른 느낌일 것입니다.
글/사진 중부공원녹지사업소 공원여가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