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도 무서워하는 복숭아나무
봄이 한창 무르익는 계절입니다. 기후변화 때문인지 예전에는 순서대로 피던 봄꽃도 순서를 잊은 채 한꺼번에 피고 지며 봄꽃 잔치를 벌입니다.
월드컵공원도 봄꽃 잔치가 한창인 가운데 진한 분홍색꽃이 피어 우리의 눈길을 끄는 식물이 있습니다.
바로 복숭아나무랍니다. 그럼, 복숭아나무에 대해 알아볼까요.
복숭아나무는 밭에 과일나무로 널리 심어 기르는 작은키나무입니다.나무껍질은 짙은 적갈색으로 거칠고, 어린가지는 털이 없습니다.
겨울눈은 고깔 모양으로 짧고 털이 있으며, 꽃눈과 잎눈이 따로 달립니다.
잎은 줄기에 어긋나게 달리며, 잎몸은 넓은 피침형 또는 타원형으로 밑부분은 쐐기 모양, 끝은 길게 뾰족해지고,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습니다.
꽃은 4~5월 피는데, 흰색 또는 연한 분홍색이며, 꽃줄기는 짧고 털이 없습니다.
꽃잎은 5장, 긴 타원모양이며, 꽃잎이 각각 떨어지는 갈래꽃입니다.
수술은 30~40개, 암술은 1개입니다. 씨방에 털이 있습니다.
복숭아나무 꽃의 수술에서 만들어지는 꽃가루가 암술머리에 묻는 것을 ‘수분’이라 합니다.
수분이 이루어진 후, 꽃가루의 정핵이 밑씨와 결합하는 과정이 일어나는데, 이를 ‘수정’이라 하며, 수정 과정을 거쳐 복숭아 꽃이 열매로 되지요.
수정 후 암술의 씨방은 자라서 우리가 먹는 복숭아 열매가 되며, 암술의 밑씨는 씨가 됩니다. 씨는 열매의 단단한 속껍질에 싸여 있습니다.
열매는 바깥쪽은 우리가 과일로 먹는 부드러운 과육이며, 그 안에 단단한 속껍질 속에 씨가 들어 있습니다. 이런 열매 종류를 핵과라 합니다.
우리는 산 좋고 물 좋고 인심이 좋은 지역을 여행하게 될 때 기분이 좋아 와! 무릉도원에 왔네! 라는 말을 합니다.
‘무릉도원’은 중국의 유명한 시인인 도연명(陶淵明)의 작품 《도화원기(桃花源記)》에 나오는데,
복숭아꽃이 만발한 낙원, 즉 ‘속세와 떨어져 있는 별천지’란 뜻입니다.
도화원기 내용을 보면, 무릉의 한 어부가 산 속 깊은 계곡 끝에 있는 좁은 동굴 속으로 우연히 들어갔는데,
그곳은 복숭아꽃이 만발한 아름다운 곳으로 사람들이 비옥한 땅에 농사를 지으며 모두 행복한 표정으로 살고 있었답니다.
이곳을 무릉도원이라 했지요. 이것은 복잡한 세상살이 지친 사람들이 살고 싶은 이상형의 세계를 표현한 것이지요.
이렇듯 복숭아나무는 아름다운 꽃으로 이상 세계의 상징물이 되었습니다.
옛 조상들은 동쪽으로 뻗은 복숭아 나무 가지가 잡스런 귀신들을 쫓아낸다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제사를 지내는 사당이나 집 안에는 복숭아나무를 심지 않았고, 제사 상에도 복숭아를 올리지 않습니다.
제사는 귀신을 위로하는 것인데, 복숭아가 무서워서 귀신이 집안에 오지 못하는 것에 막는 것이지요.
예쁜 꽃이 피는 복숭아나무를 귀신이 무서워한다니, 참 흥미로운 일입니다.